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요양원으로 모셔야 할 경우

Updated. 2022.11.15

사랑하는 우리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기로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기다가 치매에 걸린 부모님 스스로 요양원에 가고 싶다는 경우도 드문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관리와 정서적인 지원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요양원으로 옮기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요양원으로 모시는 이유

중앙치매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10%가 넘는 인구가 치매를 앓고 있고 2024년에는 그 수가 100만이 넘어 설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어림잡아 3~400만명이나 되는 많은 인구가 이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셈이지요. 가족들이 돌아가며 치매에 걸린 어르신을 돌볼 수 있어야 집에서 지내게 할 수 있지만 가족들은 일상에서 다른 책임을 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매 환자를 가정에서 돌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간병인으로 사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매우 힘들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지 않은 피해를 겪을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어르신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요양원으로 옮기는 걸 고려해봐야 합니다.

치매 어르신이 가정에서 지내는 게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요양원으로 옮기는 예도 적지 않습니다. 치매 증상이 심할 때 특히 그렇습니다. 환자 뿐 아니라 보호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자 중 한 분이 치매에 걸렸다면 다른 분 역시 연로하여 돌봄 중 위험한 경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장기 요양 1~2등급을 받은 분들 가운데 경제적인 문제로 요양원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요양보험은 한정된 자원으로 운영하다 보니 가정에서 재가 서비스를 받게 되면 하루 최대 4시간 정도 밖에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분들은 사실상 하루 종일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월 40~50만원 정도의 비용만 부담하면 되는 요양원을 찾게 되는 것이지요.

이 밖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소변 (요실금), 대변(변실금)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인용 기저귀로 해결이 불가능할 때는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시설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요양원 선택

치매의 진행 정도와 신체의 건강상태에 따라 적합한 시설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전국에 치매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 시설의 특성 및 장단점을 고려해 검토해야 합니다. 방문의 편리성, 직원 교육, 친절, 쾌적한 환경, 음식, 좋은 진료 시스템, 비용 등이 중요한 고려 대상입니다.

요양시설 평가 등급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요양원과 같은 요양시설에 대해 정기적으로 평가를 실시해서 등급을 분류하는데요. A ~ E 까지의 5개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A등급은 최우수, B등급 우수, C등급 양호, D등급 보통, E등급 미흡으로 구분되는데 등급이 높으면 더 좋은 서비스가 확률적으로는 예상됩니다. 하지만 A등급을 받은 곳보다 B, C등급이 무조건 더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평가 준비와 실제 어르신을 모시는 서비스와 태도는 별개인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등급은 참고로 하고 직접 방문 상담해서 시설의 분위기와 친절도 등을 눈으로 확인한 후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여담으로 공공기관이나 종교 단체(주로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곳, 수녀님이 시설장으로 있는 요양원이 평판이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치매 전문의가 말하는 입소 전 주의 사항

치매 전문의의 의견에 따르면 요양시설에 가기로 결정했더라도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치매환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옮기면 증상이 굉장히 나빠지기 때문에 입소 전 주말마다 반나절 쯤 생활하다 집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기를 권합니다. 환자가 해당 시설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완전히 모시고 가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길이라고 하네요.